호텔/일본

프리미어호텔 모지코, 기타큐슈 Premier Hotel Mojiko, Kitakyushu

accomodation 2024. 11. 7. 12:14

지난 6월 말, 주말을 이용해 일본의 소도시 키타큐슈에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하카타(博多)와 텐진(天神)으로 잘 알려진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福岡県福岡市)'에서 완행열차로 약 1시간 20분, 신칸센으로 15분 정도 떨어져있는 곳인데요, 국립국어원 외국어 표기법에 따라 '기타큐슈/기타규슈'라고 쓰기도 하고, '북'을 한자 그대로 읽어서 '북큐슈'라고 읽기도 합니다.


1. 키타큐슈/모지코 소개

 

인천-키타큐슈 진에어 직항편도 있어서 한국인 관광객이 적지는 않았는데요, 도쿄/오사카/후쿠오카시에 비해서는 정말정말 양반입니다... 한적한 소도시 관광에 너무 제격이었어요. 신기하게도 한국인/중국인은 있어도 서양인 관광객은 별로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키타큐슈는 '코쿠라(小倉)역' 부근이 가장 번화하고 상권이 밀집해있는데요, 이 코쿠라역에서 JR카고시마 본선(鹿児島本線)으로 15분 정도만 가면 '모지코(門司港)역'에 도착할 수 있답니다.

 

모지코역 국룰 사진 2종

키타큐슈 관광의 대표 중심지, 모지코! '모지(門司)'라는 지역의 항(港)구마을이라 모지코/모지항이라고 부릅니다. 레트로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지역 풍경에 '모지코 레트로'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하답니다. 저랑 남편도 모지코역에 내려서자마자

카라: 각시탈이다!!!

남편: 하얼빈 역이 어디요??

이 소리부터 했네요 ㅋㅋㅋㅋㅋ 100년 넘은 오래된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한국에서는 식민지배 이후 및 전후의 상처로 아름답게 추억할 만한 시대는 아니긴 했지만 1950~1960년대의 레트로한 느낌을 아직 맛볼 수 있다고 해요. 일본 노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젊은층에게는 신비한 레트로 감성을 주겠지만 한국인은 뭔가 막... 만세운동이나 저격 같은거 해야 할 것 같고...

그런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마을 모지코에서 느긋하고 감성 넘치는 1박 여행을 하기로 결심하셨을 분들을 위해 일정 내내 좋은 베이스캠프가 되어줄 수 있는 호텔 '프리미어 호텔 모지코'를 소개해 드립니다.


2. 프리미어 호텔 모지코 소개

 

모지코역에서 스타벅스 쪽의 출구로 나와 역 앞 광장을 가로질러 걷다가 바다를 왼쪽에 끼고 우측 정면에 딱 보이는 주황빛 기둥(?)의 건물이 프리미어 호텔 모지코랍니다. 구글 맵 기준으로 역에서 도보 4~5분 정도 소요된다고 뜹니다만 캐리어를 끌고 가면 체감상 그보다는 조금 더 걸리는 느낌이었어요. (심지어 비까지 왔음)

 
 

낮시간에는 정문 앞에 연배 있으신 직원분이 안내 목적으로 계속 서 계시는 것 같구요, 비 올 때에는 파란색 장우산을 대여해주기도 하십니다. 정문 들어가면 로비가 있는 2층까지 계단이 주르륵 있는데요, 저희가 캐리어 가지고 가는걸 보신 직원분이 '들어가자마자 바로 왼쪽 통로로 가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엘리베이터 내 층별 안내를 보니 2층에 로비 외 식당 등이 있고, 6층은 예식용으로 쓰이는 채플/탈의실 등의 공간이 있더라구요. 2층으로 이동하면 휴게 공간 및 테이블이 갖추어진 작은 로비가 나타납니다.

바다가 보이는 로비 옆 창문에서는 칸몬 해협이 이렇게 내려다보입니다. 구석에 음료 서버가 있어서 웰컴 드링크를 직접 내려 마실 수도 있는 것 같았는데 저는 짐 맡기느라 정신없어서 패스했습니다. 인천에서의 직항편이 아침 이른 시각 비행기라 호텔에 도착했을 때에 오전 11시 정도였던지라 로비에 짐을 맡기고 근처에서 모지코의 명물 야끼카레를 먹고 돌아왔답니다:)

 

방 키를 받아 올라갔고, 클래식한 느낌의 복도 양쪽으로 방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한쪽은 오션뷰, 한쪽은 시티뷰 객실인 것 같았습니다.

 

제가 배정받은 오션뷰 트윈룸인 824호! 카드키 터치하고 들어가는 형식이었지만 키를 꽂아야만 전기가 들어오는 형식은 아닌 것 같았어요. 들어가자마자 노오랗게 색이 바래서 세월이 느껴지는 투박한 스위치가 보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연식이 느껴지긴 했지만 바다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넓직한 창에 아기자기하고 투박한데 초록과 파란색의 조화가 좋아서 편안함이 느껴지는 방이었답니다. 대형 캐리어 두개를 동시에 펼쳐놓을 수 있는 넓이라 둘이 묵기에 아주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기껏 오션뷰 룸을 예약했는데 장마철이기도 했어서 모지코에서의 일정 내내 날씨가 흐린 탓에 좀 아쉬웠지만 햇빛 좋고 칸몬 해협이 예쁘게 빛날 때에 정말 감성 넘칠 것 같았습니다. 꼭두새벽부터 이동하느라 지친 남편은 잠시 기절잠하고 저는 창가 앞 테이블에서 과자 까먹으며 커피 타임을 즐겼는데 날씨 흐린게 너무너무너무 아쉽더라구요😥 뇌내 보정 스위치 켜고 하늘에 파란색을 덧칠해보았습니다....😂

 

더블룸이 다 나가서인지 트윈룸밖에 없었어서 부부지만 트윈베드! 

침대 사이의 서랍에는 뭐가 들어있을지 궁금해서 열어봤더니 일어와 영어가 병기된 성경책과 불경이 한 권씩 들어있었습니다. 유럽권 국가에서는 종종 성경책이 놓여있는 것을 보긴 했지만 기독교 인구가 적은 일본인데 놓여있어서 좀 놀랐답니다. 그보다도 불경이 놓여있는 건 처음봤어요 ㅋㅋㅋㅋ

그리고 요즘은 대부분의 호텔에서 머리맡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온 방의 불이 꺼지게 되어있는데 하나하나 다 눌러서 켜고 꺼야하는 클래식함을 오랜만에 맛봤습니다. '어우 구식이야'가 아닌 '캬... 클래식...'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ㅋㅋㅋ 일본 소도시 여행의 연식 있는 호텔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ㅎㅎ; 합리적인 가격의 매력도 있고!

침대 맞은편의 티비 아래 서랍장에는 유료 세탁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세탁바구니와 파자마 두 벌이 들어있었습니다. 원사이즈여서 키작녀인 저에게는 엄청 헐렁한 크기였지만 하루 입고 잘 만한 정도였어요

작은 사이즈의 냉장고가 있습니다만 냉동 기능은 없어서 아이스크림을 넣어둘 수는 없구요, 무료 생수는 제공되지 않아 물은 개별적으로 사와서 마셔야 했어요. (그치만 나중에 알고보니 공홈에는 무료생수 지급된다고 써있는데...!)

 
 

녹차와 드립커피, 커피 포트와 각종 머그컵/유리컵이 완비되어 있고, 복도에서 얼음을 떠올 수 있는 버켓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만 저는 굳이 사용하지 않았어요.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슬리퍼도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종종 슬리퍼 없는 호텔도 있더라고요😥)

저는 요것 역시 사용하지 않았지만 객실 구석에 공기청정기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화장실도 넓직해서 편하게 씻을 수 있었어요. 샤워 커튼 달린 욕조도 있고, 노약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사선으로 된 손잡이가 달려있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공되는 어메니티는 아래 리스트를 참고해주세요!

프리미어 호텔 모지코 객실 어메니티

- 샴푸/컨디셔너/바디워시

- 핸드워시

- 화장솜+면봉 세트

- 빗

- 치약+칫솔

- 일회용 면도기

- 바디 타올

-바스 솔트

- 드라이기

프리미어 호텔 모지코 공식 페이지 - 객실 소개 ▼

https://premier.kenhotels.com/mojiko/stay/twin.php

공식 홈페이지에서 각 객실별 상세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무료로 빌려주는 어메니티들(휠체어, 가습기, 휴대폰 충전기, 손톱깎이 등)도 있어서 추가 상세정보가 필요하시다면 위 링크로 방문해보셔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션뷰 룸 창문에서는 블루윙 모지코가 내려다보이는데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열렸다 닫혔다 하는걸 객실에 앉아서 구경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비가 왔지만.....

 

엘리베이터 가는 쪽 복도 끝에는 모지코 역에서 호텔까지 걸어온 길이 한눈에 보입니다. 분명 '내 추억'과는 거리가 있을건데 뭔가 이상하게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게 하는 레트로의 거리였어요. 날씨가 좋았더라면 더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ㅠㅠ 

그리고 이 호텔이 조식이 맛있기로 유명하다는데,(야끼카레도 제공된다는 모양) 저는 조식은 이용하지 않고 동선 및 일정상 아침 9시쯤 배타고 카라토 시장으로 건너가서 갖은 초밥들을 골라 먹는 걸로 아침식사를 대신했었습니다. 야끼카레는 전문점에서 먹음!) 개개인의 여행 일정에 따라서 조식을 선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지만, 1박하면서 여유롭고 느긋하게 레트로한 거리 풍경에 빠져들기 좋은 모지코! 시모노세키 카라토시장으로 가는 칸몬 해협 선착장으로의 도보 이동도 편한 모지코 관광의 중심 '프리미어 호텔 모지코' 추천드립니다:)